[일문일답] 신앙교리성 장관,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람들 가까이 머물라고 가르친다”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루이스 프란치스코 라다리아 페레르 대주교(mons. Luis Francisco Ladaria Ferrer)가 이례적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스페인 출신 라다리아 페레르 대주교는 교황청 개혁부터 신학의 사목적 차원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활동에 관한 몇 가지 주제를 언급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과 맺고 있는 “예수회원 대 예수회원으로서의” 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아울러 라다리아 페레르 대주교는 3월 12일 월요일 오후 5시30분 팔라초 비오(Palazzo Pio)의 살라 마르코니(Sala Marconi)에서 바티칸 출판사(Libreria Editrice Vaticana, LEV)에서 출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학(La Teologia di Papa Francesco)』 시리즈를 소개할 예정이다. 그 자리에는 발터 카스퍼 추기경도 참석하며, 페레르 대주교와 함께 발언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5주년을 맞아 성사된 이번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과의 인터뷰는 교황에 의해 시작된 교황청 내 개혁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바티칸 뉴스(Vatican News)의 연재 기획 가운데 첫 번째 인터뷰 기사다. 이하 일문일답.

라다리아 대주교님, 바티칸 뉴스와의 이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임기 중에, 신앙교리성 장관으로 지내는 것이 대주교님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무엇보다 이 인터뷰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이토록 중요한 주제에 관해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게는 아주 단순한 “업무”입니다. 순명에 해당하는 문제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저를 부르시고, (신앙교리성 장관을 맡기기로) 결정하셨다고 말씀하셨을 때, 저는 이렇게 말씀 드렸습니다. ‘교황님, 교황님께서 그렇게 결정하셨다면, 저는 받아들일 뿐이고 더 이상 말씀드릴 게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에게 있어 우선 순위는 교황님의 뜻에 따르는 것입니다. 당연히 막중한 책임이고, 초기에는 잠도 잘 이루지 못했습니다. (...) 그렇지만 점차 생각이 정리됐고, 이 일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교황님이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니까, 결국 거창한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이미 해결됐고 결정됐습니다!”

대주교님께서는 교황님처럼 예수회 소속이십니다. 그 사실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이해하고 그분과 더 잘 협력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확실히, (우리가) 받은 양성과정을 비롯해 교황님이나 제가 알았던 사람에 대해서는 유사점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 점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황님과 저는 실질적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교황으로 선출 되기 전에는) 서로 알지 못했습니다. 교황님으로 선출되기 전에 딱 한 번 뵌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도좌 정기방문(ad Limina, 이하 ‘앗 리미나’) 방문을 위해 아르헨티나 주교들과 함께 로마에 왔을 때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앗 리미나’를 위해 로마에 도착하면, 모든 (주교회의) 주교단들은 신앙교리성에 한 번 방문하게 됩니다. 당시 저는 이미 신앙교리성 차관이었기 때문에, 그 기회를 통해 처음으로 만나서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물론, 유사성이 있으며, 그런 점이 관계를 훨씬 쉽게 해주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부차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예수회원이든 아니든 상관 없이, 교황님이십니다. 저에게 있어 이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교황님은 어쨌든 교황님이십니다! 결국 (유사점이 있다는 것이)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은 부차적인 것이지 본질적인 문제에 속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1월말에 신앙교리성 위원들을 만나시는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여러분의 사명이 “탁월한 사목적 면모”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대주교님의 일상 업무에서, 그리고 대주교님의 협력자들의 업무에서 무엇을 대변해줍니까?

“그 자체로 업무에 직접 연관된 것은 아니지만, 이 업무가 실행되는 방식에는 관계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목적 차원이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신앙을 선포하고, 신앙을 증진시키며, 신앙을 전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것이 탁월한 사목적 역할입니다. 가톨릭 신앙을 한층 더 알려질 수 있도록 증진시키는 일이며, 만일 문제가 생기면 그 신앙을 방어하기도 합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님께서 신앙교리성 장관이셨을 때, 당시 라칭거 추기경이셨던 그분은 ‘우리는 신학자들의 신앙이 아니라 단순한 신자들의 신앙을 수호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수 차례 들었습니다. 신학자들은 사태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알기 위한 수단을 이미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교황님께서 강조하신 점은 아주 유효하고 아주 정당한 통찰이라고 여겨집니다. 따라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은 그 의미가 아주 분명합니다. 당연히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크게 반영되는 규율적인 문제에도 관여하고 있고, 분명 여기에도 탁월한 사목적 역할이 있습니다. 물론, 이 말은 우리가 관계 서류들을 아주 자세하게 연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항상 우리는 모든 업무 가운데 첫 번째 목표가 되는 ‘영혼들의 구원(salus animarum)’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교황님의 강조점들 가운데 하나가 교황청 개혁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시작하신 이 개혁 과정은 신앙교리성에게 무엇을 의미합니까?

“직접적으로 우리와 관련된 것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것도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 교황님께서 우리에게 무엇인가 말씀하신다면, 우리는 이를 아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모든 측면에서 협력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 전적으로 협력할 것입니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구체적인 지시를 받지 못했습니다. 지시가 주어지면 차분하게 받아들일 뿐입니다.”

벌써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선출 5주년이 도래했습니다. 신앙교리성 장관이라는 직책에 앞서 사제요 주교이신 대주교님에게 있어서 개인적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재위기간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물론, 사제로서 사람들에게 그토록 가까우신 교황님, 하느님 백성에게 그만큼 가까우신 교황님, 그처럼 탁월한 사목적인 면모를 갖춘 교황님을 보는 것. 이는 저에게, 우리 모두에게, 우리 또한 하느님 백성의 목자임을 느끼게 해주며, 동시에 목자가 되라는 초대이기도 합니다. 교황님께서는 목자들이 양떼의 냄새를 지녀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고, 이 말씀은 우리가 양들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하느님 백성 가까이 있음을 느끼도록 우리를 많이 도와줍니다. 교황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피라미드가 있습니다. 그 바탕에는 모든 사람이 있습니다. 그 위에는 일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많은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지, 봉사를 받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피라미드는 거꾸로 되어야 합니다!’ 제 생각에 이 말씀은 아주 아름다운 통찰이라고 여겨집니다. 이 말씀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우리들의 직무가 탁월한 사목이 되도록 우리 모두를 도와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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